체코와 독일, 오스트리아 등 중부 유럽 지역 일대에 100년 이래 최악의 홍수로 98명이 숨지고 수만 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명 피해 뿐 아니라 독일에서 러시아에 이르는 여러 하천이 범람, 프라하와 드레스덴 등의 문화 유적이 침수될 위기에 처하고 있어 각 국 당국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100년 이래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체코 수도 프라하는 14일 오후 수도를 감고 내려가는 블타바 강이 사상 최고 수위를 기록한 가운데 구시가와 유대인 지구주민 수천 명에 대해 추가 대피령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블타바 강이 평균 수위보다 세배나 높은 최고 수위를 기록한 뒤 점차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범람한 강물로 이미 문화 유적 일부가 침수됐으며 추가 침수를 막기위해 경찰과 구조팀 등이 모래 주머니를 쌓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라하의 유서 깊은 말라스트라나 지역 일부가 이미 침수됐으며 14세기 지은 카를 다리와 17세기에 세워진 트로야 성도 위협을 받고 있다. 또 국민극장 지하실도 침수돼 구조팀들이 펌프를 동원,물을 빼내고 있다. 체코 내무부는 엘베 강 범람으로 이미 고립된 우스티 나드 라벰 시를 비롯, 보헤미아 북부 지역 수천 명에 대해서도 추가 대피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이번 홍수로 체코에선 9명이 숨졌으며 5만 회선의 전화가 불통됐다. 블라디미르 스피들라 체코 총리는 12일 프라하와 보헤미아 4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포르투갈에서 휴가를 보내던 바츨라프 하벨 총리도 급거 귀국, 재해 대책논의에 들어갔다. 벨기에,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는 체코에 고압 펌프, 담요, 고무보트 등을 보내기로 했으며 독일, 일본, 스웨덴, 미국도 지원을 약속했다고 체코 외무부는 밝혔다. 체코에는 이날 폭우가 내리지 않아 블타바 강 수위가 점차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다뉴브 강과 엘베 강의 상황은 더욱 악화돼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추가 홍수피해가 우려되고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홍수피해가 극심한 작센주를 방문한 뒤 독일 동부 지역이 재난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이뤄진 10여 년의 개발의 성과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홍수 희생자에 대해 3억 유로의 지원을 약속했다. 작센 주의 역사적 주도 드레스덴 시는 가장 큰 홍수 피해를 입었으며 13-16세기 성당, 교각 등 유적이 많은 레겐스부르크를 포함한 바이에른 남부도 홍수로 몸살을 앓았다. 독일 당국은 군 수송기를 동원,드레스덴 시의 환자, 주민들의 대피를 지원했다. 기상 당국은 체코를 거쳐 내려온 강물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동부 독일에 한 차례 더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독일에선 홍수로 지금까지 12명이 숨졌다. 홍수로 7명이 목숨을 잃은 오스트리아 동부 지역도 다뉴브 강이 사상 최고 수위에 육박하면서 이날 오후 또 한 차례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다뉴브강을 따라 수위가 높아진 강물이 동쪽으로 내려가면서 빈과 슬로바키아 접경 지역에 이르는 마을이침수됐다. 가옥 1천 채가 침수됐던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에선 군 공병대가 임시교각을 설치했다. 그러나 유명한 잘츠부르크 음악 페스티벌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홍수 피해 복구 성금 마련을 위한 음악회도 예정돼 됐다. 아직 홍수로 인한 재산상 피해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18억 8천만 달러의 피해를 냈던 97년 홍수때 보다 많은 2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스 클레스틸 오스트리아 당국은 이번 홍수가 1918년 공화국 건국이래 최악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슬로바키아도 다뉴브 강 수위가 수도 브라티슬라바를 위협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러시아 남부에서도 지난 주 발생한 홍수로 지금까지 적어도 59명이 숨졌다고 러시아 비상대책부가 밝혔다. 한편 남아시아를 강타한 몬순 폭우로 14일 현재 인도에서만 516명, 네팔에선 424명이, 방글라데시에서 157명 등 모두 900명 이상이 숨진것으로 나타났다. (프라하 빈 AFP AP=연합뉴스) yjcah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