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3일 대만은 독립된 주권국가라고 발언해 양안관계에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천 총통은 이날 재일 대만단체인 세계대만동향회연합이 개최한 29차 연차총회개막식에서 화상 중계 방식으로 행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천 총통은 "대만은 주권을 가진 독립된 국가이며 해협 양안은 모두 1개의 국가"라고 강조하고 "대만은 자기의 길을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기의 길은 무엇이냐"고 자문하고 "이는 대만 민주화의 길이요 자유의 길이며 인권의 길, 그리고 평화의 길"이라고 말했다. 천 총통의 이번 발언은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이 1999년 7월 "대만과중국은 특별한 국가 대 국가의 관계"라고 언급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중국은 당시 리 전 총통의 발언이 독립을 지향하는 무모한 움직임이라면서 분개하고 대만해협에 전투기들을 발진시키는 등 양안긴장이 고조됐었다. 천 총통은 또 대만의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 개정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와 `1개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수없다"면서 "대만의 미래는 2천300만 주민 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 총통의 이번 발언은 자신의 임기중 대만의 독립 선언 여부와 중국과의 통일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어긴 것이다. 한편 츠하오톈(遲浩田) 중국 국방부장은 지난달 31일 인민해방군 건군 75주년을하루 앞두고 기념사를 통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