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방문중인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지난 98년 중단된 유엔무기사찰단의 활동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자는 이라크의 제의를 거부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필리핀 당국자들과의 회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목표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능력을 제거하고 무장해제시키는 것"이라며 "이라크는 줄곧 사찰에 응할 의무를 회피해 왔다"고 비난했다.

파월 장관은 이어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이나 포괄적 접근을 위한 논의는 필요없다"며 "문제의 핵심은 사찰이 아니라 무장해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파월 장관은 최근 연일 보도되고 있는 이라크 공격설과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일 이라크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사찰을 가능케 해줄 기술적 회담을 위해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바그다드를 방문해줄 것을 전격 제의했었다.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동남아 6개국 순방에 나선 파월 장관은 이날 마지막 방문국 필리핀에서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테러리즘에 공동대처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알 카에다 뿐만 아니라 아부 사야프 같은 테러조직을 소탕하기 위해서는 정보 조직과 법집행기관의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이들 테러조직의 자금 이동을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식민지였던 5개국에 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필리핀에 국내 테러조직 소탕을 돕는 명목으로 5천500만 달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 인도네시아에도 대테러 전쟁 지원을 위해 5천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파월 장관은 국제적인 테러조직과의 전쟁에 동남아 각국이 적극적인 지원 입장을 밝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히브루 대학 폭탄테러와 이스라엘의 보복조치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 파월 장관은 "귀국후 조만간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한편 마닐라 대통령궁 앞에서 100여 명의 시위자들이 '파월은 돌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미집회를 벌였다.

(마닐라 AFP.AP.dpa=연합뉴스) eyebrow76@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