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의 주력 탱크인 챌린저2 절반이 지난해걸프지역에서 실시된 군사훈련중 사막에 투입된지 불과 수시간만에 엔진이 흙먼지에막혀 정지하는 등 영국군 장비가 사막에서 상당한 결함을 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국립감사원이 1일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헬기와 자주포, 기중기 등이 모두 열과 흙먼지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군화는 녹아내리고 군복은 너무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국군이 이라크에 대한 지상공격에 참가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는 "합동신속대응군이 세계 어느곳에서도 작전을 하도록 돼있다는 점을감안할 때 국방부가 충분한 사막 전투장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것은 우려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속한 검(스위프트 소드)" 작전은 병력 22만5천여명, 차량과 트럭 6천500대,군함 21척. 항공기 49대, 헬기 44대 등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최대규모의 영국군병력이 투입돼 오만군과 합동으로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벌인 군사훈련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영국 지상군 기갑 공격의 선봉에 설 장비인 챌린저2 탱크에서 나타났으며 이 작전에 투입된 66대의 탱크중 절반이 사막에서 일어나는 가는흙먼지가 엔진필터를 막아 4시간만에 정지했다. 이에 따라 55t의 예비부품을 공수해 탱크를 운행했으나 5개 탱크대대중 2개 대대는 철수하고 3개 대대만이 마지막 실탄훈련에 참가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지난 3월말까지도 전체 탱크부대의 25%는 작전에 투입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보고서는 말했다. 보고서는 또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클랜스먼 무전기의 노후화가 너무 심해 전투상황에서는 작동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군이 무전기 대신에 휴대폰을 사용했던 코소보에서와는 달리 오만 사막을커버할 휴대폰은 없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탱크 승무원들은 무전기로 교신이 불가능하자 작전 도중 탱크를 세우고 명령내용을 서로 확인해야 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또다른 주요 장비로 AS90 자주포도 플라스틱공기필터가 사막의 열에 녹아내려무용지물이 됐으며 결국 자주포 2문은 철수시켜야 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엔지니어들은 알루미늄으로 임시 열 차단장치를 만들어 부착했으나 이 장치는자주포가 정지해있는 상태에서만 효과를 냈기 때문에 이동은 야간으로 한정됐다고보고서는 말하고 그렇게 하고도 자주포 1문은 화재가 발생해 100만파운드(약 20억원)의 비용을 들여 폐기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때 헬기 10대 이상이 부품이 신속히 조달되지 않아 움직이지 못했으며 유럽에서는 500시간을 비행할 수 있는 링크스헬기의 회전날개를 사막에서는 27시간만에 교체해야 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이와 함께 SA80 소총의 고장이 재발했으며 지게차트럭이 부족했고 다른 차량들은 너무 오래돼 엔진과열이 발생했다. 또 군화도 매일 섭씨 45도를 넘는 기온에 녹아내려 병사들의 사기에 악영향을미쳤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