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들아, 왜 이리 오래걸렸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 서머싯 지역의 한 탄광에서 일어난 붕괴사고로 지하 72m 아래 갱도에 무려 77시간이나 갇혀있던 9명의 광부들은 필사적인 구조활동 끝에 새생명을 구하면서도 태연하게(?) 늦게온 구조대원들을 나무랐다. 그 호된 시련을 겪은 사람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한 이 광부들의 `강건함'은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 동지애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이 드러났다. 9명의 광부들은 작업 중 탄광 바로 옆의 폐광 벽이 무너지면서 홍수로 불어나약 5천만 갤런에 달하던 물이 덮쳐 들어와 갱도에 갇혔다. 갱도는 겨우 쪼그려 앉을수있는 1.2m 높이에 불과했다. 홍수물이 밀려들어오면서 죽음의 공포가 점점 그들을 나락으로 몰고 갈 때 그들은 생명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필사의 생존노력을 펼쳤다. 동료 한명이 지쳐 쿨럭이면 나머지 8명의 동료가 그를 감싸 따뜻한 체온을 전달했다. 또 유일하게 외부의 공기가 들어올 수 있는 작은 구멍 주위에 모두 모여 돌아가며 온기를 채웠다. 특히 이들은 죽거나, 혹은 살더라도 9명이 함께 운명을 같이할 것을 다짐했다.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함께 써 한 용기에 담았다. 죽더라도 구조대가 이를 발견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광부들은 약간의 저체온 증상을 보인 것 말고는 감압증(두개골내에 과잉압력증) 등 심각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이들을 치료중인 의사는 전했다. 의사들은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로서는 놀랄 정도의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조된 광부 해리 매이휴는 몇시간 뒤 "솔직히 다시는 아내와 애들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구조대의 감투정신도 놀랄만했다. 구조대는 지난 26일 오후 갱도에서 희미하게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곧바로 구멍을 뚫는 작업을 벌였다. 필사의 구조작업을 전개한 끝에 구조팀은 28일 새벽 첫번째 생존자인 랜디 포겔을 구조했다. 그러나 9명 모두에게 생명의 빛을 주기전에는 구조대는 들뜬 모습을철저하게 자제했다. "9명 모두를 살린다"는 것이 구조대의 슬로건이었다. (서머싯 AP.AFP=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