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공격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미군 수뇌부는 이라크 침공 대신 봉쇄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들을 비롯해 합동참모본부 고위 장성 등을 인터뷰한 결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이라크 침공 대신 봉쇄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 수순을 밟아가는 상황에서 군 수뇌부가 상반된 입장을 밝힘으로써 미국의 대이라크 정책에 상당한 혼선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고위 장성들은 이라크의 핵무기 및 생화학 무기 현황과 미사일 발사능력에 대해 수집된 정보를 감안할 때 이라크에 대한 봉쇄정책을 포기하고 군사행동을 강행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조치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워싱턴포스는 전했다. 신문은 특히 국방부가 최근 내년 봄까지 공격명령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군 장성들의 의견이 이미 미국의 대이라크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백악관과 국방부의 민간인 출신 고위 관리들은 후세인이 여전히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면서 군 장성들이 설령 봉쇄정책을 더 선호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의 결정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다음달 후세인 축출 방안을 논의하는 회담을 개최하며 6개 이라크반정부 단체를 초청했다. 회담에 초청된 단체에는 이라크 내에서 영향력이 큰 단체 4개가 포함됐고 미국은 분열돼 있는 이 단체들이 협력하도록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