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우크라이나 르비프에서 에어쇼 도중 최악의 추락참사를 일으킨 수호이(SU)-27은 구 소련 공군력을 상징하는 최첨단 전투기다. 미국의 대표 전투기인 F-15와 대등한 기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정분야에서는 F-15기를 압도할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각종 에어쇼에서는 아주 높은 각도의 특수 기동을 보여줘 미국의 어떤 전투기보다 기동성이 우월한 기종임을 입증해왔다. 1998년 파리에어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해 서방의 항공전문가들을 놀라게 한 '코브라 기동'은 이 전투기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름하여 수호이 '플랭커(Flanker)'로 널리 알려진 것. 1973년 개발에 착수해 4년후인 1977년 5월 원형기 T-10이 최초 비행후 1981년 4월20일 SU-27의 개조 원형기가 첫 비행에 성공했다. 1986년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가 러시아를 비롯, 주로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의 대표급 전투기로 확고하게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미국의 F-14와, F-15가 각각 1970년과 1972년에 최초 비행을 했고 1973년과 74년에 작전배치된 것을 감안하면 SU-27은 미국의 라이벌 전투기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 장점을 설계에 반영할 수있었다. 이 때문에 SU-27은 F-14의 쌍동체형 엔진낫셀 F-15의 날개, 그리고 F-16의 스트레이크(날개앞전연장익) 등 미국 전투기들의 장점을 고루 수용했다. 러시아의 항공기개발체제는 각 설계국과 별도로 몇개의 연구소가 항공기 설계상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SU-27은 MIG-29와 마찬가지로 TsaGi(중앙유체역학연구소)에서 연구개발된 기본형을 기초로 했다. 이로 인해 SU-27은 MIG-29와 설계상의 큰유사성을 갖고 있다. 동체의 총 길이는 21.93m, 최대 무게는 30t이며 스피드는 최고 마하 2.35를 자랑한다. 이제까지 과거 소련제 엔진의 최대 약점은 수명이 짧은 것이었으나 SU-27에 장비된 엔진의 평균 사용수명은 약 3천시간으로 서방 수준에 많이 접근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기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