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24일 군 작전의 착오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키로 하는 등 이번 사태의 파장을 진화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봉기) 이후 팔레스타인 자산에 대해 취해왔던 동결조치를 해제하고 부채를 탕감시켜주는 등의 유화책도 제시했다. 이스라엘 고위 군관계자와 정치 지도자들은 이날 신베트(비밀정보기구) 등의 정보기관들이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습이 단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내각 회의에서 "정보 당국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공습 목표가 된 건물에서 하마스 지도자인 살라 셰하데와 그의 동료가만나고 있으며 민간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혀 정보 수집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스라엘 군 고위관계자들은 또 "이번 공습으로 공격 목표 주변의 다른 건물들도 파괴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공격 목표와 그 주변에 대한 정보 수집이미흡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셰하데를 제거하기 위해 군이 8차례에 걸쳐 공습을 준비했으나 모두 취소됐다"며 "불행하게도 이번 공습에서 실수가발생했다"고 말했다.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불행한 일'이라고 규정하면서 정치 지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정보 수집을 담당하고 있는 신베트는 정보 수집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음주부터 조사에 착수할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와함께 국내외의 비난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유화책도 제시했다. 페레스 장관은 인티파다가 시작된 이래 동결해왔던 팔레스타인 자산의 10%에 달하는 2억 셰켈(4천200만 달러 상당)을 팔레스타인측에 제공하고 1억4천만 셰켈 상당의 부채도 탕감해주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팔레스타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측으로부터 돈이나약속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4일 오후 7시께 긴급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군의가자지구 공습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긴급 회담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아랍권을 대표해 회담 개최를 요구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는 이번 회담에서 사우디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제출한 대(對)이스라엘 비난 결의안 채택 여부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나세르 알-키드와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는 "이스라엘측의 가자지구 공습은이달초부터 업무에 착수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재판을 받아야하는 전범 행위에해당한다"며 "범죄자들을 재판정에 세우기 위한 조치가 즉각 취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루살렘.유엔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