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정.군 최고 지도부의 전통적 여름 휴양지 허베이성(河北省)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22일 개막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고 지도부의 견해를 조율하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올해 대대적인 권력 교체가 예상되는 중국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대)를 불과 2-3개월 앞두고 열려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의는 ▲장쩌민(江澤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 주석의 권력 이양 문제와 ▲장의 '3개 대표' 이론의 당헌 수용 및 ▲16대 '정치공작보고'를 조율하거나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총리를 비롯해 장관들이 대거 바뀌는 내년의 국무원 인사개편 방안 ▲16대를 전후한 10월말 장쩌민의 미국, 멕시코 방문 ▲중-미관계, 한반도사태 등 국제문제 ▲부패척결방안 ▲세계무역기구(WTO)가입후 중국경제정세 ▲중국-대만문제 등을조율하거나 토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장 주석의 권력 유지 여부로 장 주석은 지금까지는중앙군사위 주석직에만 유임될 것으로 알려져왔으나 최근 1개월 사이 총서기직에도유임될 것이라는 말들이 중국 정계에 제법 광범위하게 나돌고 있다. 또 최근 일부 청치국원들과 중앙군사위원들이 장쩌민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물론 총서기직도 유지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이 이끄는 제4세대 지도부를 뒤에서 완벽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적극 건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력 교체를 둘러싸고 각 파벌들의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안으로 당 주석제, 국가안보위원회 설치도 거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정치에 대한 전망과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종례의 관례대로 어떠한 논평도확인도 보도도 하지 않고 있다. 장 총서기가 후진타오 부주석에게 국가주석직을 넘겨준다는데는 이론이 적으며총리로는 원자바오(溫家寶)와 상하이방 출신의 황쥐(黃菊)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전인대(全人大.의회격) 상무위원장으로는 리루이환(李瑞環)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근 권력 투쟁의 주요한 특징중 하나는 장쩌민의 입장이 강화되고 있는데 있다.중국 최대 TV인 CCTV는 개인숭배적 경향까지 보이며 장쩌민의 '3개 대표' 이론(당이▲선진생산력 ▲선진문화 ▲최대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한다는 이론)을 대대적으로선전하고 있으며 이번 베이다이허회의에서 이를 당헌에 넣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을것으로 예상된다. 이 이론이 당헌에 채택되면 장쩌민은 마르크스, 레닌,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반열에 올라 역사적인 인물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중국공산당은 이 '3개 대표' 이론이 마르크스주의를 총결하는 새로운 조직이론과 사상이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6대 정치공작보고 초안은 ▲3개 대표 이론을 당 건설의 중심으로 삼고 ▲장쩌민이 주도한 제3세대 지도부가 지난 13년간 이룬 개혁.개방의 성과와 경험과 교훈을총괄하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하에서 당의 개혁 가능성을 모색하는 내용이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쩌민의 방미는 10월20일께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어 멕시코에서 열리는 아펙(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인데 임기 말년의 방미와 국제 무대 등장은 그의 권력기반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방미 일자가 10월말로 정해졌으나 16대가 언제 열릴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당초에는 9월이나 10월로 알려졌으나 최근 장 주석의 총서기 유임설이 나돌면서권력 투쟁이 격화됐으며 이에 따라 아직 시기를 못 잡았다는 설들이 나돌고 있다. 한 중국 소식통은 "16대가 11월로 연기된 것같다"고 말했으나 장의 방미 전에개최될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 또 다른 한 소식통은 "파벌간의 권력 투쟁으로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권력 이양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권력 이양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지는 않더라도 이번 회의에서 조율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