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상의 무인도 페레힐섬을 둘러싼 스페인과 모로코간 영유권 분쟁이 20일 미국의 중재로 열흘만에 타결됐다. 이에 따라 페레힐섬에 주둔했던 스페인군 병력이 즉각 철수했으며 이곳에 게양됐던 스페인 국기도 내려졌다.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이날 짤막한 성명을 통해 "페레힐섬을 7월 이전의 상태로원상회복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모하메드 베나이사 모로코 외무장관도 "모하메드 6세 국왕 폐하와 미국 행정부간 접촉이 타결됨에 따라 스페인 정부가 모로코섬인 레일라(페헤힐섬의 모로코 명칭)에서 자국군을 철수시켰다"고 관영 MAP통신을 통해 밝혔다. 이에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스페인과 모로코 정부가 페레힐 섬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말했다. 양국 분쟁을 중재해온 파월 장관은 "우리는 양측의 이번 합의가 상로 이익에 부합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차후단계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간 영유권 분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페인군이 페레힐섬을 점거한 모로코군 병력을 강제로 몰아낸 이후 현지에 게양했던 스페인 국기 2개가 즉각 내려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스페인은 또 이곳에 주둔했던 자국군 병력도 헬기편으로철수시켰다. 베나이사 모로코 외무장관과 아나 팔라시오 스페인 외무장관은 영유권 분쟁이타결됨에 따라 22일 라바트에서 만나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영유권 분쟁의 타결은 양국뿐만 아니라유럽에도 좋은 소식이라면서 환영했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우리는 중요한이웃나라이자 친구인 모로코 왕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EU는 이번 양국간 영유권 분쟁 과정에서 스페인을 지지해 왔다. 모로코가 지난 11일 병력 12명을 파견, 페레힐 섬을 무단 점 거한 것을 계기로촉발된 양국간 영유권 분쟁은 스페인이 무단점거 6일째인 지난 17일 헬기와 정예부대를 현지에 파견, 모로코 병사들을 강제 추방하면서 양국간 물리적 충돌 우려를 자아냈다. (워싱턴.라바트.마드리드 AP.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