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16일 모로코 주재 자국 대사를 "무기한"소환키로 결정, 지중해 작은 섬을 두고 빚어진 양국 갈등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스페인 외무부는 페레질섬에 대한 무단 점령에 항의하기 위해 페르난도 아리아스-살가도 대사에게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무기한 철수를 명령했다고 16일 밝혔다. 외무부는 이 섬에 주둔하고 있는 10여명의 모로코 병력을 철수시키려는 외교적노력이 실패하자 이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밝혀 앞서 아나 팔라치오 스페인 외무장관과 모하메드 베나이사 모로코 외무장관이 위기 타개를 위해 가진 이날의 통화가성과없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유럽연합(EU)과 나토가 스페인, 아랍연맹이 모로코를 각각 지지하고 있는 구도속에서 베나이사 모로코 외무장관은 EU가 모로코측의 논거는 듣지도 않고 스페인을편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국이 모하메드 4세 국왕의 결혼식에 즈음해 불법이민과테러를 대비한 감시 망루를 세우기 위해 페레질 섬에 군대를 파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인은 이미 페레질섬의 영유권이 불확실하다고 인정한 바 있으나 60년대에체결한 양국 군대의 페레질섬 주둔을 금지한다는 조약을 모로코가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페인은 16일 자국령 두 항구도시 세우타와 멜리야에 거주하는 13만 스페인 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지브롤터 해협에 군함 6척을 파견하는 한편 이미 페레질섬에서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세우타에 대공포를 설치하고 정예부대를 이동시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우타와 멜리야는 스페인이 500여년동안 영유권을 가지고 있는 도시들로 모로코와 갈등을 빚어온 주된 원인돼 왔다. 그러나 모로코는 축구장만한 크기의 페레질섬에 대한 분쟁이 세우타와 멜리야로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페레질섬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양국의 긴장사태는 당초 모로코가 불법이민과서사하라 분쟁에 대한 스페인측 입장을 문제삼아 스페인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한지난해 후반기이래 고조돼왔다. 당시 스페인은 불법이민자의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모로코를 비난했고, 모로코는 서사하라의 폴리사리오 반군을 스페인이 지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최근 스페인내 반모로코 감정이 높아지고 있으며 모로코로의 여행객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스페인내 여행사들이 전하고 있다. 스페인내 한 우익단체는 지난주마드리드 소재 모로코 대사관의 깃발을 해골이 그려진 해적기로 바꿔놓으려 하기도했다. (마드리드 dpa.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