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정부는 수백만명의 미국민을 국내 정보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오는 8월 이같은 프로그램을 시험가동한다고 호주의시드니 모닝 헤럴드(SMH)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의 리트 골드스타인 기자는 미국이 국민중 최소한 4%를 동원해 `수상한행동'을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테러정보 및 예방 시스템'(TIPS) 프로그램을 갖고있다면서 이는 옛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 제도보다 더 높은 주민동원 비율이라고지적했다. 신문은 민권단체들이 올 들어 이미 의회를 통과한 `미국 애국자법'(PA) 만으로도 시민들에 대한 대규모의 권력남용적인 수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경고해 왔다고지적하고 TIPS는 이들 단체에 새로운 불안을 안겨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SMH에 따르면 TIPS 지원자들은 각 가정과 직장 및 수송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직장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모집되고 있는데 우편 집배원과 전기.가스.수도 종사자, 트럭 운전사 및 열차 차장 등이 주요 모집 대상 집단이다. TIPS의 시험 프로그램은 오는 8월부터 10개 도시에서 1단계로 100만명의 정보원이 참여하는 가운데 가동되는데 앞으로 전국 10대 도시에서 이같은 계획이 본격 가동될 경우 인구 2천400만명당 100만명의 정보원이 활동하게 돼 인구의 4%가 정보원이 될 전망이다. SMH는 정보원 제도가 역사적으로 비민주적 국가에서 사용돼온 것으로 지난 92년하버드대학이 실시한 `정의 프로젝트' 조사에 따르면 많은 정보원들이 진실을 왜곡하거나 이야기를 꾸며내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법무부가 시행중인 정보원 활용 시스템을 단계별로 보면 처음에는 정보원들의 보고를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 훗날 참고로 하거나 실제 조치의 근거로 사용하게 되며 다음 단계에서는 법무부와 유관 기관 및 지역 경찰 내부에서 정보원들을 광범위하게 활용한다는 것이다. 정보수집 대상 개인은 정보원 보고의 존재나 내용에 대해 물론 아무것도 모르게되는데 이미 의회를 통과한 PA 만으로도 정보수집 대상 개인에게 가택수색이나 감시장치 설치사실을 통보하지 않고 그의 집을 수색.감시할 수 있다. TIPS 계획의 주(州) 및 각 지역별 시행은 이미 막강한 권력을 새로 부여받은 연방재해대책본부(FEMA)가 조정하게 되는데 FEMA는 레이건 행정부가 마련한 국가안보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피의자 억류권한까지 행사하고 있다. 레이건 정부는 국가안보계획의 또 다른 일환으로 비밀리에 운영되는 `그림자 정부'를 창설한 바 있다. 이 기사를 쓴 골드스타인 기자는 추적보도 전문기자로 과거 미국의 법집행 신뢰성을 위한 시민운동을 주도해오다 지난 97년 스웨덴에 망명을 신청하고 지금까지 스웨덴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법집행 신뢰성운동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됐다고 말하고 있는데그의 망명 신청은 유럽의회와 스웨덴 5개 정당, 종교계, 국제 앰네스티 등 여러 단체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님 기자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