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투쟁 끝에 국외 탈출한 마다가스카르의 디디에 라치라카 전(前)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에 도착했다. 20여년간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를 통치해온 라치라카 전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8일 0시30분) 가족과 측근 등 일행 20명과 함께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린 뒤 "대학살을 피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고 말했다. 라치라카 전 대통령은 "내가 조국에 남아 있었다면 저항하는 내 지지자들에 대해 엄청난 살육이 자행됐을 것"이라며 "동료들은 집이 불태워지고 약탈당해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떠났고 그 곳에서는 지금 인간사냥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과 권력투쟁을 벌인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현 대통령에 대해 "모든 마스가스카르인들이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마다가스카르 인근 세이셀을 경유해 파리에 도착한 라치라카 전 대통령 일행은프랑스 경찰의 호위를 받아 공항을 떠났으며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프랑스의 환대를 누리고자 한다"고 말했으나 망명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있다. 한편 라발로마나나 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인들이 라치라카 전 대통령의 마지막 근거지인 토아마시나에 진입함으로써 지난해 12월 대선 직후부터 7개월을 끌어온마다가스카르의 권력투쟁이 사실상 종결됐다. 지난 75년부터 군부지도자로 옛 프랑스 식민지인 마다가스카르를 통치해온 라치라카 전 대통령은 96년 선거로 재집권한 뒤 작년 대선에서 연임을 시도했으나 라발로마나나 현 대통령이 승리하자 결선투표를 요구하며 동부 해안 일대를 장악, 권력투쟁을 벌여왔다. (파리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