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에서 1일 추락한 러시아 투폴례프(Tu)-154 여객기는 고도를 낮추라는 관제탑 지시를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러시아 언론이 3일 보도했다. 리아-노보스치 통신은 "Tu-154기 추락 현장에서 회수된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사고기 기장은 관제탑 지시를 제대로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고기는 충돌 50초 전 관제탑의 고도 하강 지시를 받았으며, 25초 후에 지시 고도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도는 사고 당시 항공 관제를 맡은 스위스 관제 기관 `스카이 가이드'발표와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사실로 확인될 경우 향후 희생자 배상 등 문제에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스카이 가이드는 앞서 2일 "Tu-154기는 비행 고도를 3만6천피트(1만1천m)에서3만5천300피트로 700피트(213m) 낮추라는 3차례에 걸친 지시에 응하지 않았다"면서사고 책임을 Tu-154기에 돌렸다. 그러나 Tu-154기 소속 항공사인 러시아 바슈키르 자치공화국의 바슈키르 항공은"사고기는 1995년 취역한 최신 기종이며, 여객기에 장착된 공중충돌예방시스템(TCAS)2000도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휴가를 떠나던 바슈키르 공화국 어린이와 10대 등 미성년자 52명과 인솔자, 승무원 등 69명을 태우고 스페인으로 가던 Tu-154기는 1일 오후 11시43분(현지시간) 독일 남부 바덴 뷔르템베르크주(州) 상공에서 국제화물운송업체 DHL소속 보잉 757 화물기와 공중 출돌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 탑승객 69명 전원과 화물기 승무원 2명 등 71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Tu-154기 탑승객들은 사고 당일 제때, 제 비행기를 탔더라면 사고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주변을 더욱 안타깝에 하고 있다. 우랄산맥 남부 바슈키르 공화국에서 모스크바까지 기차를 타고 온 탑승객들은여객기 탑승지가 도모데도보 공항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셰레메체포-2 공항으로 가는바람에 예약된 여객기를 놓치고, 도모데도보 공항에 대기 중인 전세기인 사고기에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