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기소로부터 보스니아에서 작전중인 미 평화유지군이 면책권을 가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속 14개 이사국과 달리 미국은 28일(현지시간) 보스니아작전과 관련 미 평화유지군의 면책권을 인정하지 않은 유엔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위협했다. 미국은 특히 ICC가 미국의 평화유지 활동에 대한 조사권을 12개월간 유예하도록 하는 프랑스와 영국의 타협안도 거부했다.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영국과 프랑스 등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도 미국의 면책 요구가 전범재판소와 국제법 권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지금까지 영국, 프랑스와 모든 유럽연합(EU)국가들을 포함해 60개국이 세계최초의 항구적 전범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 창설에 관한 로마협정을 비준했으며 이 협정이 오는 7월1일부로 발효되게 되면 법적으로 구속력을 갖게된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로마협정에 서명했으나 지난 5월초 조지 W.부시 대통령은 ICC와 함께 일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히면서 ICC출범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특히 만약 안보리가 유엔의 평화유지군에 참여하고있는 미군에게 ICC의 체포, 기소권을 면제해주지 않으면 평화유지군 참가를 종식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고있다. 유엔안보리는 7월1일부터 ICC의 발효가 시작되고 보스니아 평화유지작전 위임권이 6월30일자로 종료됨에 따라 28일 두차례 회의를 소집해 타협을 시도했다. 그러나 두번째 회의가 비공개 회의가 끝난 뒤 제임스 커닝햄 미국의 유엔주재부대사는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했다.의견차이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미국은 "정치적 수준에서 해결책을 찾는" 모종의 결정이 내려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커닝햄 부대사는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48시간내에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고위급 관료들 간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리는 29일 보스니아 위임권이 종료되기 불과 8시간전에 또 한 차례의 회의가 예정돼있다. 장 마리 귀에노 유엔 평화유지 담당 사무 부총장은 해결책이 모색되지 않는다면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