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및 스페인의 심판판정 시비와 관련,프랑스는 "원래 이탈리아는 지면 심판타령을 하는 그런 나라"란 반응이다.


네덜란드는 "한국이 승리한 게 확실하다.누가 뭐라든 우린 한국이 계속 이기길 바란다"며 무조건 한국 편을 들고 있다.


물론 이탈리아는 "축구 후진국이 연 잔칫집에 갔다가 당했다"는 식이다.


시간이 지나면 진정될 것으로 보였지만 그게 아니다.


이탈리아는 한국-스페인전 직후 당사자보다 더 심한 반응을 보였다.


이탈리아 TV는 무효화된 스페인 골 장면을 계속 보여주며 도리어 점잖게 있는 스페인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스페인전이 열린 다음날인 23일 스페인 신문은 "한국을 이기는 법을 몰랐고 심판은 스페인을 좋아하지 않았다"라고 촌평한 반면,이탈리아는 "한국이 스페인의 승리도 훔쳐갔다"며 마치 스페인의 변호사라도 되는 양 했다.


문제는 이탈리아가 떠드니 가만 있던 국가들까지 '혹시'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블래터 FIFA회장이 이탈리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자,일부 유럽언론들은 "FIFA측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니 문제가 있긴 있나 보다"라는 시각을 담은 보도를 하고 있다.


한국이 유럽 강호들을 차례로 꺾으며 '유럽 킬러'로 부상하자 한국을 경계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 대표팀 감독이 거스 히딩크란 점은 우리에겐 행운이다.


지난 22일 유럽언론은 한국의 4강 진출을 크게 보도하며 이탈리아의 심판시비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히딩크가 맡고 있는 팀을 연속해서 4강에 진출시킨 첫 감독이란 말도 잊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 구단 감독을 지내고 스페인어에도 능통한 히딩크 감독의 명성은 스페인에서 아주 대단하다.


스페인 언론이 이탈리아처럼 경거망동하지 않은 것은 히딩크 때문이란 얘기도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히딩크는 태극전사들의 멋진 승리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한국의 선전을 시기하는 일부 불건전한 유럽인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 것이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