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탈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길 바란다고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3일 밝혔다. 캐나다 휘슬러를 방문중인 이바노프 장관은 "러시아는 지난 30년 동안 세계 전략적 안정의 초석 역할을 해온 ABM 체제 붕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그는 "러시아의 최우선 목표는 미국의 ABM 탈퇴 부작용을 극소화하는 것"이라며"우리 노력으로 전략 공격무기와 미사일방어 계획을 둘러싼 논의는 아직 계속되고있다"고 강조했다. 겐나디 셀레즈뇨프 국가두마(하원) 의장 등 정치인들도 미국의 ABM 탈퇴는 예견된 것이니 만큼 앞으로 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대부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모스크바 정치연구소의 세르게이 마르코프 연구원은 "미국의 ABM 탈퇴로야기된 핵 도미노 현상이 향후 10년 동안 세계 핵전쟁 위협을 50%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르코프 연구원은 "핵 도미노는 중국의 핵 증강을 초래할 것이며, 이에 자극받은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도 앞다퉈 핵전력 강화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972년 옛 소련과 미국 사이에 체결돼 세계 안보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ABM 협정은 이날 공식 폐기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협정의 한 당사자가 사전 통고로 탈퇴할 수 있도록 한 ABM 조항에 따라 지난해 12월 ABM 탈퇴 방침을 천명한 지6개월 만이다. 미국은 오는 15일 알래스카주(州) 델타 정션에서 640억달러가 투입되는 미사일방어 체제 실험장 기공식을 갖는 것으로 ABM 협정 소멸을 공식 기념한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