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현지 당국이 외국 업체의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를 여전히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중국이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시장개방 확대의 일환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시장도 열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정작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지금까지 외국 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너럴 모터스 중국법인의 필 무르토 회장겸 최고경영자는 "중국이 언제나 내일타령만 한다"면서 "이는 실질적인 조치가 아예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방 원칙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하는 실무 책임자인 다이샹룽(戴相龍) 인민은행 총재가 "만날 때마다 `곧 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인민은행은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외국 업체들이 지금껏 라이선스도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폴크스바겐의 아시아.태평양 영업담당 베른트 라이스너 사장도 AFP의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AFX 회견에서 독일 각료가 3주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이 문제를 중국측에 거론했으나 "성과가 제로"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이 실질적으로 언제 열릴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건설은행을 비롯한 자국의 4대 은행에 한해서만 자동차 할부금융을허용하고 있다. 이 부문 영업 1위인 건설은행의 경우 지난 2000년 3억4천만달러의자동차 할부금융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산업 컨설팅 회사인 오토모티브리소시스 아시아는 중국의 자동차 할부금융이 오는 2006년까지 45억5천만달러로 자동차 구입의 45%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의 자동차 할부금융 비율은 20%에 불과해 미국과 유럽의 85% 이상에 크게 못미쳤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자동차 할부금융 이자를 10% 내려 5년 만기의 경우 5.022%를 적용하도록 최근 자국 해당 은행들에 통보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외국 업체의 자동차 할부금융이 허용되면 자동차 수요가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71만6천대의 자동차가 판매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