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아널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터 스탤론 같은 근육질 배우들의 시대가 가고, 이제 육체미 보다는 지성으로 승부하는 남자 배우들이 새로 부각되고 있다. 뉴스위크는 10일자 최신호에서 과거 액션영화의 단골 주역으로 이름을 날렸던슈워제네거, 스탤론, 스티븐 시걸 등 근육질 배우들이 늙어감에 따라 이제 새로운이미지의 액션스타들로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액션영화의 새 주역들은 영화 '스파이더 맨'의 주인공 맥과이어 같이 체력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나약해 보이지만 명민함으로 무장한 스타들이며, 체육관 출신 육체파가 아니라 배우학교 출신 연기파들이다. 일례로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는 창백한 모습의 엘리야 우드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는 안경 낀 소년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주인공을 맡아 악의세계 척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까지 '액션배우는 근육질'이라는 굳건한 공식을 가졌던 할리우드는 최근 영화 '스콜피온 킹'에서 프로레슬러 출신인 드웨인 존슨(일명 더 락)을 전격 기용하기도 했지만, 이는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다. 슈워제네거는 맥과이어 같은 배우를 3명쯤 한 손에 들어올려 맥주 깡통처럼 납작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체력을 지녔지만 이제 영화 흥행능력에서는 더 이상 맥과이어를 따라오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슈워제네거 같은 근육질 스타는 멸종위기에 처하고 영리함으로 무장한 신인 액션배우들이 전면 등장하는 추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신작 첩보영화 '더 섬 오브 올 피어스'에서는 지성파 배우로 분류되는 밴 애플랙이 나약하지만 영리한 액션스타의 모습을 선보였으며 이 영화의 필 알덴 로빈슨감독은 "근육질보다는 배역에 적합한 배우들을 원한다"고 밝혀 현 할리우드의 추세를 대변했다. 영화 '레인 오브 파이어'의 로브 바우먼 감독도 크리스천 베일을 주연으로 기용한 배경에 대해 "슈워제네거나 스탤론이 주연을 맡으면 이길 거라는 것을 알지만 베일의 경우 관객이 결말을 짐작하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밖에 액션장르와 거리를 두던 톰 크루즈와 키애누 리브스가 각각 영화 '미션임파셔블2'와 '메트릭스'에 출연해 액션스타로 발돋움하는 등 할리우드에서는 현재기존 스타시스템 파괴로 혼란을 빚고 있다. 그러나 슈워제네거가 차기 출연작인 '터미네이터 3'에서 3천만달러의 출연료를 받기로 하는 등 건재를 과시해 아직 기존 액션스타들이 한물 간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di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