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함께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인도와파키스탄 사이의 긴장 고조로 두나라에 주재하고 있는 공관원과 가족 등 자국민의철수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파키스탄에서는 출국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려워졌다. 유엔의 공관 직원 철수 명령 발표는 벨기에와 뉴질랜드, 포르투갈 등 여타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이들도 외교관 일부와 가족들의 철수명령을 내렸다. 수백명에 이르는 파키스탄내 유엔 공관 직원과 가족들의 철수 명령은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비행기표를 구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으며 항공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공황사태'로 비화되고 말았다. 이슬라마바드의 한 여행사 직원은 "수많은 각국 대사관과 유엔직원 가족들이 표를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민 하이더라는 이름의 이 직원은 "한 유엔직원의 부인은 가장 빠른 출국 비행기표를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거의 빈자리밖에 없던 출국 비행기에 이제는 예약이 넘쳐나고 있다. 비행기표를 구하려는 사람은 유엔 직원은 물론, 각국 대사관과 영사관 직원과가족 및 이곳에서 살거나 일하고 있던 개인과 상사 직원 등 거의 모든 외국인들이다. 그동안 유엔직원과 가족들의 비행기표를 주선해 왔던 한 여행사 직원은 멀리 아프가니스탄에 근무하는 유엔 직원의 가족들도 표를 구하려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더는 여행사에 온 외국인들은 대부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출발, 두바이로 향하는 비행기표를 원하고 있다면서 많은 외국인들은 이미 하루전에 파키스탄을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표를 구하려는 사람은 계속 몰려드는데 이미 좌석은 예약초과상태"라고말했다. 지난해 9.11테러 발발 이후 관광산업에 큰 타격이 초래되면서 항공사들이 파키스탄을 오가는 운항편을 상당부분 폐지했기 때문에 표를 구하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들의 출국 러시는 9.11사태와 아프가니스탄 대테러 전쟁이후 호텔과 숙박업자들에게도 치명타를 가했다. 이슬라마바드의 로열 게스트 하우스의 카림 메지 상무는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떠나고 있으며 관광업계가 인도와의 전쟁설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지 상무는 "파키스탄의 북부 산악지역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이 그동안 많았으나 인도-파키스탄간 전쟁위기 고조로 지난 며칠사이 고객이 현저하게 줄었으며 관광객은 거의 없다"고 한탄했다. (이슬라마바드 AF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