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땅에 사무치고 하늘에 사무치는 슬픔이...단절의 문앞에서 고인들을 생각하니 그리움이 통곡으로 밀려옵니다" 지난 4월15일 중국민항기 추락사고로 희생된 129명의 합동 영결식이 열린 행사장에는 박정권 유가족대표가 추도사를 읽어나가자 깊은 침묵을 깨고 여기저기서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대부분의 유가족들은 격한 울분과 슬픔속에서도 자제력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으나 끝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채 소리없이 몸으로 울었다. 유가족 중 60대로 보이는 한 할머니는 손녀 이름을 수차례 부르다 쓰러져 주변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행사장 밖으로 나와 "우리 손녀 한번만 더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며 원통해 했다.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한 여대생은 편지낭독 시간에 연단에 나와 "투정만 부렸던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며 "어머니가 없는 빈자리가 너무 넓어 저희들은 어떻게살아갈지 모르겠다"며 오열,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에 앞서 영결식 행사장을 도는 위령 행렬때는 많은 유족들이 흐느끼는 소리가여기저기서 터져 나와 영결식을 찾은 김해 자원봉사자 회원과 주민들의 안타까움을자아냈다. 0...비행기 추락당시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벌인 부산소망교회 원승재(55) 목사는 영결식장 입구에 중국민항기 사고와 관련 그동안 언론에서 보도한 기사 및 사진300여점과 구조활동을 벌인 김해고등하교 학생들의 수기 등을 전시해 주목을 끌었다. 원 목사는 "유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다시는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지않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에서 자료를 전시했다"고 말했다. 김해고 3학년 임정오(19)군은 수기에서 "점심시간에 사고소식을 접하고 사고현장에 달려가 식수를 운반하는 역할을 했다"며 "다시는 이같은 참혹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김해=연합뉴스) 이종민기자 ljm7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