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러시아가 미국 주축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로마선언을 통해 새로운 협력시대를 맞이한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나토 관계 강화가 중-러시아 군사협력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1일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의베이징(北京) 방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국을 첫 방문중인 이바노프 장관은 31일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를 예방한데 이어 1일 츠하오톈(遲浩田) 중국 국방부장과 양국 국방장관회의를 가진다. 중국 지도부는 세르게이 장관의 방중을 통해 로마선언이 중-러시아 군사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다짐받고자 한다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이분석했다. 미국이 대(對)중국 첨단무기 금수조치를 취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러시아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첨단무기 공급원이며, 중국의 무기 제조업체와 연구소들은 러시아과학자와 기술자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러시아의 저울추가 나토와의 관계 강화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진다면 중국의 첨단무기 확보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가 아닐지도 모른다. 러시아가 로마선언 직후 국방의 총 사령탑 세르게이 장관을 베이징에 파견한 것은 중국측의 이런 우려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로마선언 의미를 깎아 내리려는 중국측의 평가도 사실은 이런 우려와 무관하지않다는 지적이다. 로마선언은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반영한 것일 뿐 더이상 깊은 의미와 성실성은 없다는 것이 중국 안보.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언론도 이같은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 언론은 로마선언을 그다지 크게보도하지 않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평론가 스커둥은 "나토-러시아 결혼은 완전한 결혼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하고 러시아 언론을 인용, "양측간의 진정한 동반자 관계는 이룩되지 않았다"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