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마사 루이즈(30)공주가 지난 24일 왕실 특권을 모두 포기하고 말썽많은 평민작가 아리 벤(29)과 국민의 축복과 우려가 교차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백합꽃이 장식된 흰색 실크 드레스를 입은 마르사 공주는 노르웨이 제2 도시 트론헤임의 니다로스 성당에서 올린 결혼식에서 감격에 겨워했으며 눈물을 닦느라 손수건을 자주 눈에 갖다 됐다. 신랑 신부는 유럽 왕실 하객들 앞에서 백금 반지를 교환했다. 유럽 왕실 하객으로는 덴마크의 마가레트 왕비, 스페인의 펠리페 왕세자, 스웨덴의 빅토리아 왕세자, 영국의 에드워드 왕자 등이 참석했다. 거리에는 결혼식 색깔인 핑크와 녹색의 깃발,그리고 흰 꽃으로 장식됐다. 마사 공주는 평민과의 결혼으로 사랑을 얻은 대신 왕실의 특권을 포기하고 앞으로는 평민처럼 살아가야 한다. 왕실법에 따라 공주 칭호는 물론 왕실 연금 등 왕족으로서의 모든 특권을 잃게 된 것이다. TV 해설자 등의 경력이 있는 공주는 TV에 계속 출연, 동화읽기 등을 하면서 종전처럼 생활해나갈 계획이다. 마사 공주는 결혼 후 공주라는 공식 명칭은 상실하지만 '미세스 벤'으로 불리기보다는 종전처럼 '공주 마사'라는 칭호로 불려지게 될 것이다. 작가 벤도 공주와 결혼했지만 아무런 작위나 왕실 의무도 갖지 못한 채 그대로 평민으로 남는다. 단편집 '지옥 같은 슬픔'을 낸 벤은 지난 199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코카인을 마시는 매춘부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한 TV 프로그램에서 드러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파키스탄에서 제작한 TV 타큐멘터리에 출연해 탈레반 지지자들에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폭격을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말썽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물이다. 노르웨이 국민 상당수가 평민과의 사랑을 택한 마사 공주의 결혼을 축하해주었으나 이들의 결혼이 왕실에 대한 지지를 손상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마사 공주의 결혼은 남동생인 하콘 왕세자가 지난해 8월 다섯살배기 아들이 딸린 이혼녀와 결혼한데 뒤이은 것이어서 노르웨이 국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아이는 코카인 소지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금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왕세자와 공주가 평민 배우자들을 선택한데 대해 43%가 왕실의 권위를 약화시켰다고 지적한 반면 강화시켰다고 응답한 사람은 9%에 불과했다. (트론헤임=연합뉴스) h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