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 대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새 비자 개발이 재미교포 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있는 시스템 통합 업체 STG의 이수동 회장(53. 미국명 사이먼 리)은 22일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의 3개 기업체와 공동으로 얼굴 인식과 망막 검사를 비롯한 생물측정학 등 도입 등 테러 용의자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한 새로운 비자 개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미국 업체들의 명단은 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어떤 시스템이 최선인가를 놓고 국무부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비자 관리 강화 법안을 통과시키고 2003년 이후에는 외국인 입국자들에게 생물측정학을 응용한 신원 판별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9.11 사태 이후 국제 테러 용의자 데이터베이스 등 이른바 테러 방지(black world) 프로그램 개발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에 테러 방지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PSC를 지난달 인수하는 등 이 분야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STG와 협력 업체들을 총동원해 한국 기술 벤처업계의 미국 조달 시장 진출을 적극 주선할 계획이며 주한 미군과 거래가 있는 시스템 통합 업체 ICT를 이달 초 인수한 것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STG는 종업원 1천200여명으로 지난해 미국 연방정부 정보 기술(IT) 주계약 순위 62위에 오르는 등 미국 정보통신 조달 시장에서 막강한 기반을 구축한 중견 업체로 지난해에는 국무부에만 4천만달러 상당의 첨단 기술 용역을 납품하는 등 총 1억달러의 외형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1억5천만달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회장은 경북 구미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1979년 도미했으며 이민 7년만인 1986년 STG를 창업한 후 2001년 전미 아시아상공회의소 선정 우수 기업인상을 수상하는 등 유망한 기업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