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남부의 한 군기지내 대초원에서 1만5천 마리의 캥거루를 사살하는 작업이 곧 개시될 예정이다. 이같은 조처는 제한된 면적에 캥거루 숫자가 엄청나게 불어나면서 먹을 풀이 모자라 캥거루 떼가 굶주리기 시작함에 따라 취해지는 것이다. 호주 국방부는 20일 빅토리아주의 총면적 4만4천㏊에 달하는 푸카푸나일 군기지내 캉가루 떼를 줄이기 위해 9명의 사격수들을 고용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이언 험프리즈 국방부 대변인은 "도살이 하루, 이틀내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동물학대 방지단체의 조사관들은 이같은 도살 작업이 인도적으로 실시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끔 이 군 기지에의 접근을 허용받게된다. 머리에 총격을 받고 도살되는 캥거루들의 시체는 기지내 대형 무덤에 매장될 예정이다. 이번 도살작업은 3개월간 지속되며 약 70만 호주달러(38만5천 미국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지의 캥거루 숫자는 지난 1999년 약 4만5천마리에서 오늘날에는 8만마리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양떼가 제거되자 풀이 마구 자라고 그 결과 캥거루 떼가 크게 불어난 것이다. 생태학자들은 많은 캥거루들이 굶주리기 시작하고 이들중 일부가 새로운 초지를 발견하려고 울타리를 뛰어넘다 철조망에 걸리는 사례가 빈발하자 도살을 권고했다. 동물복지 운동가들은 캥거루들이 불필요하게 도살된다고 판단되면 사격수들과 캥거루 떼 사이에 뛰어들어 도살을 몸으로 막겠다면서 건강한 캥거루들은 살려주고 병든 캥거루들만 도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호주에는 약 60여종의 캥거루들이 있으나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 이들 60여종중 가장 흔한 4개종만도 약 5천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멜버른(호주) A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