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역 난민촌에 사는 어린이들에 대한 성적 학대가 심각한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5세 미만 어린이 700만명이 영양실조와 발육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유엔 기구들이 9일 보고했다. 루드 루버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은 이날 유엔어린이특별총회의 일환으로열린 원탁회의에서 난민 어린이들에 대한 "성적학대 행위가 극적인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행위를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UNHCR은 지난 2월 유엔을 비롯한 어린이 구호단체 현지 직원들이 난민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전세계를 경악시켰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기니와 시에라 리온, 라이베리아에서 유엔기구와 비정부기구 등 40개 기구의 현지 직원 약70명이 생필품 공급의 대가로 13-18세 어린이들을성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루버스는 아직도 조사가 진행중이며 필요하다면 피의자를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히고 지난 2월 발표 이후 이같은 행위를 막기 위해 여성들이 식량 배급 업무를담당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로운 환경을 경험하지 못한 난민들 사이에 형성된 `폭력의 문화'가 이같은 성적 학대행위의 배경이라고 지적하고 UNHCR은 이미 구호요원과 난민 어린이들간의 성적 관계를 강압에 의한 것이든, 상호동의에 의한 것이든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발표한 이 지역 20개국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어린이 사망률은 줄어들었지만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어린이 4천300만명의 영양실조율은 10-2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석유부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에서조차 어린이중 14.4%가 영양실조 상태이며 19.9%가 발육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근 쿠웨이트의 경우 어린이들의 발육부진율은 23.8%로 나타났다. 유니세프는 국가별로 어린이 복지향상을 위한 노력의 성과와 실패를 지적한 보고서에서 50만명의 이 지역 어린이들이 한 살 생일이 되기 전에 숨지고 5세 미만 어린이 400만명이 홍역예방 접종을 받지 못하며 700만명이 영양실조를 겪고 500만명은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나라들이 유혈분쟁과 경제제재, 가정폭력, 어린이 학대, 어린이 노동,성차별, 에이즈 확산, 어린이 난민 및 고아에 대한 차별 등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날 국제 어린이재단들과 유엔 및 다국적 기구, 개도국 정부, 민간회사들이 참여한 세계영양개선연맹(GAIN)은 앞으로 5년간 빈곤국 및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의 영양상태 개선을 위해 7천만달러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 기구는 각종 질병 예방에 필요한 비타민 A와 철분, 엽산, 요오드 등 미량영양소 공급을 위해 빌 게이츠 부부 재단이 제공한 5천만달러를 포함, 7천만달러 이상을 취약 국가에 제공하기로 했다. (유엔본부.암만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