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세계적인 해변 휴양지 발리에 섹스 관광을 즐기려는 일본 여성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주로 회사원이나 사업가인 일본 여성들은 휴가를 이용해 1주일 가량 발리에 머물면서 밤마다 현지 남성들과 함께 호텔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수시로 목격되고있다는 것이다. 일본 여성들이 섹스 관광지로 발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갈색 피부의 현지 남성들이 건강미가 넘치는데다가 고압적인 일본인 남성에 비해 순종적이고 애교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발리에는 육체적 쾌락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일본 여성들이 늘면서 이들의 성노리개 역할을 자청해 생계비를 버는 윤락 남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쿠타 카우보이'로 불리는 이들은 해변이나 길거리, 카페 등지에서 일본인 여성을 발견하면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곧바로 접근, 거의 대부분 호텔행으로 이어진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전언이다. 이들은 하룻밤 몸값으로 보통 60만-80만(10만원)루피아를 받으나 간혹 돈많은 여성을 만날 경우 200만루피아까지 챙길 수 있다. 수도 자카르타의 일용직 노동자의 하루 노임이 2만루피아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소득자인 셈이다. 일부는 게이들에게 몸을 팔면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최근에는 성폭행 사건이 잇따랐으나 일본인 여성들의 섹스관광 행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금년 초 발리에서 자국 여성 관광객 5명이 현지 남성들로부터 성폭행과 성희롱을 당하는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자 지난 달 발리 관광 자제를 경고했으나 쿠타 카우보이를 만나려는 여성들의 발길을 돌리지 못한 것이다. 쿠타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헨드로씨는 자카르타 포스트 기자와 만나 "쿠타 카우보이로 추정되는 남성들과 동석한 일본 여성들을 밤마다 고급 호텔로 태워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키나와 출신의 여성 사업가로 최근 발리를 찾은 가나코(42)씨는 "젊었을 때부터 3년마다 한번씩 여기에 왔다. 과거에는 현지 남성들과 잠자리를 가졌으나 이제는에이즈 감염이 우려돼 순수 관광만 즐긴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녀는 "오직 성욕 만족을 목적으로 발리를 찾는 일본 여성들이 여전히 많다. 본국에서 발리 여행 계획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 으레 섹스관광을 연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 "발리 거리를 걷거나 바에 앉아 있으면 십중팔구 현지인 남성들이 접근한다. 일본 여성이면 당연히 남자를 찾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년 3월 17일 현재 발리를 찾은 외국 관광객 2만598명 중 일본인이 두번째로 많은 4천148명으로 집계됐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