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30일 한국 조선업계가 아직도 선박 가격을 건조비용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불공정행위를 또 다시 비난하고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세계 조선업계 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업계의 시장점유율 증가와 중국의 점유율 증대 등으로 국제 선박 가격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0년 선박 신규 주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선박 가격도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2001년 선박 주문이 급감하면서 선박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와 9.11 테러사태의 여파 등으로 해상 교역과 유람선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주문 감소로 한국과 EU의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유일하게 주문이 늘어난 선박 종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이라고 소개하고 한국 조선업계는 선가를 아주 낮게 제시해 신규 LNG 수송선 주문의 79%를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파스칼 라미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한국 조선업계에대응하기 위해 유럽 조선업체들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한국 조선업계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마리오 몽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보조금 지급은 자칫하면 불황을 겪고 있는 다른 업체들의 보조금 지원 요구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 보조금 지원에 적극반대하고 있다. (브뤼셀 dpa=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