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문 파문으로 가톨릭계 안팎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추기경이 가톨릭 사제들에 요구되는 '의무적 금욕'을 비판하고 나서 또 한차례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9일 브라질 일간 오 글로보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인용, 파울로 에바리스토 아른스 추기경이 "가톨릭 사제들에게 금욕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 사항일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주 성추문 사건과 관련, 사제들은 금욕생활을 계속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아른스 추기경은 "금욕은 성경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교회에 의해 부과된 일종의 규칙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하지만 현 교황의 재임기간에는 교회정책이 변하지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른스 추기경은 초대 교황 베드로는 결혼을 했다고 강조하면서 "사제들 가운데서도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왜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은 교회에 헌신하고자 하기 때문에 독신을 선택하고 있다면서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여성과의 교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른스 추기경은 "교황은 금욕 문제를 토론하는 것 조차 금했지만 우리는 자유롭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지금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가톨릭계에서는 평소 비교적 자유분방한 태도를 표방해온 아른스 추기경의 발언에 대해 단지 개인적 견해일 뿐 브라질 전체 교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이어 브라질 가톨릭계에서도 최근 일부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의혹이 일면서 사제 금욕생활 문제가 교계 안팎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