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유엔 개발재원정상회의에 참석했던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이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출국한데는 그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만나지 못하도록 하라는 미국측의 압력이 작용했음을 멕시코 외무장관이 시인했다고 멕시코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호르헤 카스타네다 외무장관은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카스트로가 올 경우 부시대통령과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카스타네다 장관은 자신에게 이와같은 발언을 한 미국 관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과 카스타네다 장관은 모두 멕시코가 카스트로 의장에게 조기 출국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멕시코가 쿠바에 대한 유엔인권위원회의 인권사찰안에 찬성표를 던진데 격분한 카스트로 의장이 자신에게 몬테레이 회의 참석 일정을 단축하고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자제라는 폭스 대통령의 요구가 담긴 지난 3월19일의 전화통화 녹음테이프를 22일 공개하면서 이 문제는 정치, 외교적 쟁점으로 부각됐다. (멕시코 시티 dpa=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