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의 패배자인 리오넬 조스팽 총리에게 정적인 자크 시라크 후보를 지지하라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압박은 25일 공화국연합(RPR) 등 야권은 물론 그의 소속당인 사회당 내부에서도 거세게 일었다. 조스팽 총리는 지난 21일 1차투표가 끝나고 그의 패배가 예상되자 즉각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나 2차투표에서의 시라크 지지를 밝히지 않아 그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주목거리였다. 조스팽 총리는 당시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당수를 저지하자고만 호소했을 뿐 현재까지 시라크 지지를 명백히 선언하지 않았다. 벵상 페용 사회당 대변인은 24일에 이어 25일 조스팽총리가 "공동 선의 이름으로, 더 극적으로 변할 수 있는 현상황을 고려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앙리 에마뉘엘리 사회당 의원은 지난 23일 전국 당위원회에서 조스팽총리에게 "현재와 역사를 위해, 1,2차 투표 중간에, 국민 앞에서" 지지선언을 해줄것을 촉구했다. 세골렌 루와얄 가족담당장관(사회당)도 25일 RMC방송에서 조스팽총리가 "사실상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가 그렇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인 RPR의 미셸 알리오-마리 총재는 조스팽 총리의 마지막 연설이 훌륭했다면서도 "그안에 중대한 것이 빠져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프랑스민주연합(UDF)의 필립 두스트-블라지 의원은 이날 프랑스2 방송에서 "조스팽의 침묵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제1서기와 조스팽총리의 선거참모였던 장 글라바니 전장관은 조스팽 총리가 이미 정계은퇴를 선언한 마당에 더이상의 정치적 발언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올랑드 서기는 "이제 아무도 그에게 정치적 행동을 요구할 수 없다"며 "모두가지켜야 할 간단한 규칙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라바니 전장관도 "그가 공직을 떠났기 때문에 공식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조스팽 총리는 24일 국무회의를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끝냈으며 선거패배를 책임지고 깨끗히 물러남으로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르펜이라는 민주주의의 공동적을 맞아 시라크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