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TV 방송국의 보도국 간부와 가족이 한국여행을 하려다 인천공항에서 불법입국자로 의심받아 입국을 거부당하고 되돌아 온 사건이 태국 신문들에 크게 보도돼 한국의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다. 더욱이 태국 탁신 치나왓 총리의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iTV의 경제부 편집장인 나파 씬쁘라씻(여.40)씨는 모멸적인 취급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에 대한 분개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푸라차이 피엄솜분 내무부 장관은 태국인들에게 엄격한 입국수속을 가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국의 유력지인 마티촌, 타이 랏, 크룽텝 투라킷등 여러 신문은 최근 나파씨가 지난 5일 남편, 시아버지,시누이 등 가족 5명과 함께 태국 여행사를 통해 한국 여행을 떠났다가 인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고 모멸적인 취급을 받고 되돌아 왔다는 기사를 일제히 크게 싣고 "한국에 절대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나파씨는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비자도 없고 여권도 위조이기 때문에 입국 부적격자라는 판정을 당하고 가족 및 다른 여러 태국인들과 함께 되돌아 와야했다고 밝혔다. 나파씨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당신 남편과 가족은 귀국하고 당신만 입국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비아양 거리는 발언을 했으며 여권을 빼앗긴 태국인들이 항의하자 '입닥쳐(Shut mouth)'라고 욕설에 가까운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나파씨는 출입국관리 사무소 직원에게 외국관광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물었지만 직원이 영어가 서툴러 통하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직원이 뺨을 때리려는 시늉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태국인들이 한국 입국을 거부당하거나 공항에서 모멸적 취급을 당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여러 차례 태국 언론에 사건이 보도되고 방콕 주재 한국대사관과 관광공사에 항의가 제기되는 등 문제가 돼왔다. 심지어는 한국으로 연수여행을 하는 한국 대기업들의 태국 직원들도 입국심사대를 통과할 때 지나치게 까다로운 심사를 당해 한국회사들이 연수계획을 중단하는 등태국인들뿐만 아니라 태국주재 한국회사들 사이에도 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대한불만이 팽배해 있을 정도다. 지난 해의 경우 한국을 방문한 태국인은 7만여명에 달했으며 그중 3천여명이 입국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라차이 내무장관은 18일 외국인에 대한 비자기준을 6개월마다 재검토할 것이며 태국인에 대해 까다롭게 입국심사를 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사건이 태국 정부의 입장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태국과 한국은 무비자 협정에 따라 비자없이 3개월동안 서로 방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태국 관광업계에서는 공항에서 지나치게 까다로운 심사를 하고 입국심사에 형평이 결여돼 있는데 있는데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가 태국의 불법노동자 입국 브로커들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는 이 문제와 관련 여러 차례 한국본사 및 문광부를 통해 출입국관리사무소 소장이나 간부 등이 방콕에서 태국 관광업계에 입국심사 기준에 대한 대한 설명회를 갖도록 초청했으나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성겸 특파원 sungky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