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독립 영웅 사나나 구스마오(55)가 21세기 최초의 독립국가 탄생을 목전에 둔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 당선이 17일 확정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낮 12시(현지시간) 동티모르 중부 지방 바우카우를마지막으로 전국 13개 군에 대한 개표를 종료한 결과 구스마오 후보가 유효 투표수의 82.69%인 30만1천634표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유일한 경쟁자인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도 아마랄(65) 후보는 17.31%를 얻는데 그쳐 구스마오가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75년 인도네시아 침공으로 권좌에서 9일만에 물러난 아마랄 후보는 "나는 지치고 병들었다. 구스마오의 당선을 축하한다. 국가 발전을 위해 훌륭한 지도력을 발휘하기를 빌겠다"고 밝혔다. 수도 딜리 주민들은 구스마오의 당선 확정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발표되자 이미 예고됐던 상황이 현실로 드러났다며 평소대로 생업에 종사하는 등 차분한 모습을보이고 있다고 딜리 주재 한국 대표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구스마오 당선자는 오는 5월20일 0시에 주민 2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이는 독립선포식에서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으로부터 전권을 넘겨받아 대통령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동티모르는 378년간 지속된 외세 지배를 청산하고 21세기 최초의 신생독립 국가로 탄생하게 된다. 동티모르는 지난 99년 8월 30일 주민투표를 통해 압도적 지지로 독립을 가결한데 이어 작년 8월 30일 총선을 실시, 제헌의회를 구성했으며 지난 14일 대통령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