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계당국은 악천후속에 착륙과정에서 조종사가 선회지점을 잘못 잡아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지점이 김해공항에서 불과 4.6km 떨어진 곳이란 점을 감안하면 일단 사고 여객기가 정상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여객기는 관제탑으로부터 기상이 나쁘니 선회하라는 통보를 받아 남쪽(바다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온 뒤 1백80도 돌아서 다시 남쪽으로 선회해 착륙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산에 부딪힌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사고 당시 기상상황에서 착륙시도가 적절했는지 여부다. 김해공항 항공기 관제를 담당하는 공군 제5전술비행단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중국 민항기로부터 착륙요청을 받고 당시 기상을 살핀 결과 착륙 제한치를 밑돌아 착륙허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비행기 착륙 제한치가 구름높이 7백피트, 시정 2마일이지만 당시 기상은 구름높이 1천피트, 시정도 3천2백m를 넘어 착륙제한치에 이상이 없었다는 게 공군측 설명이다. 공군 관계자는 "이날 바람방향이 바다쪽에서 육지쪽으로 불어 사고 비행기가 착륙지점을 잡기 위해 활주로 서쪽을 이용해 신어산으로 선회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해공항은 지형 특성상 바다에서 육지쪽으로 바람이 불면 바람을 안고 착륙하기 위해 활주로를 지나 신어산까지 선회한 뒤 착륙하도록 돼 있다. 선회비행 직전까지는 계기비행이 가능하나 선회비행에 들어가게 되면 조종사가 육안으로 활주로를 보면서 선회한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사고 항공기가 정상착륙을 위해서는 신어산에 채 못미쳐 활주로쪽으로 기수를 돌려야 하지만 신어산에 추락한 것으로 미뤄 선회지점을 잘못 잡아 오다가 앞에있는 신어산을 발견하지 못한 채 충돌,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구조돼 김해 성모병원에 입원한조선족 김문학(35.중국 지린성 거주)씨는 "기내에서 곧 착륙하니 안전벨트를 매라는안내방송이 있은 직후 기체가 급강하했다"고 말해 당국은 비행도중 기체 이상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