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향년 101세로 서거한 영국 여왕모후의 장례식이 9일 엄수됐다.


지난 5일 웨스트민스터홀에 안치돼 일반에 공개된 이후 20여만명의 시민들이 5-6㎞씩 줄을 서면서 최장 14시간을 기다려 조문을 하는 등 뜨거운 애도 열기를 보여준 가운데 엄수된 이날 장례식은 수천명의 시민들이 장례식장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둘러싼 가운데 오전 11시30분부터 50분간 거행됐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과 소피아 왕비 등 유럽 왕족 25명,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로라 부시 미국 대통령 영부인, 영연방 지도자들이 외빈으로 참석했고 영국왕족 35명과 토니 블레어 총리 등 전현직 총리 3명을 포함해 모두 2천100여명의초청인사가 참석했다.


장례식이 시작된 오전 11시30분부터 2분간 전국의 학교, 슈퍼마켓은 물론 버스와 기차내에서도 수백만명의 시민이 묵념으로 모후를 추모했다.


장례식이 끝난 뒤 여왕 모후의 유해는 가장 사랑했던 손자 찰스 왕세자와 함께윈저성으로 향했으며 50년전에 서거한 남편 조지 5세 국왕의 유해 옆에 안치됐다.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윈저성에 이르는 37㎞ 거리의 가도에는 1백여만명의 시민들이 나와 모후의 마지막 가는 길을 전송했다.


장례식을 집전한 캔터베리대주교는 여왕 모후의 타고난 "정력과 기품과 웃음"을추모했으며 찰스 왕세자는 고개를 숙인 채 대주교의 추모사를 경청했다.


장례식에 앞서 여왕모후의 유해는 포마차에 실려 그동안 안치됐던 웨스트민스터홀을 떠나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옮겨졌으며 찰스 왕세자, 앤 공주, 윌리엄 왕세손,해리 왕손 등 9명의 왕족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선도로 뒤를 따랐다.


여왕모후 유해가 옮겨지는 가도에는 이틀씩 길에서 잠을 자며 줄을 섰던 100여명의 시민들을 포함해 수천명이 늘어서 애도를 표했다.


한편 장례식 전날 엘리자베스 여왕은 TV와 라디오를 통해 모친의 서거에 뜨거운애도열기를 보여준 국민에게 감사하는 연설을 했으며 다음날 새벽에는 모후의 손자들인 찰스 왕세자,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그리고 고 마거릿 공주의 아들 린리 공작 등 4명이 20분간 모후의 유해 곁에서 묵념하며 번을 섰다.


찰스 왕세자는 장례식이 거행되기 전 다시 모후의 유해 곁으로 가 20분간 개인적으로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