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것을 싫어하는 일본인들에게 얼마를 버느냐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당황스런 일이다. 일본의 대기업들중 급여명세를 밝히는 곳은 별로 없다. 그러나 이같은 금기를 깨고 느리기는 하지만 최근 일본인들의 급여가 점점 공개되는 추세라고 인터내셔널해럴드 트리뷴이 9일 도쿄발로 보도했다. 아직도 일본 이사들은 미국 이사들보다 적은 급여를 받고 있다. 이스트 웨스트컨설팅사에 따르면, 미 대표이사 평균연봉이 150만달러에 달하는데 비해 일본의 대표이사들은 유럽과 비슷한 연봉 30만-50만달러를 받는다. 일본인 사장의 경우 보통 고정급이 연봉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보너스와 스톡옵션으로 구성된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사장연봉의 4분의 3이 스톡옵션이다. 일본이사들은 일반 노동자들의 약 12배를 버는데, 97년 스톡옵션제가 도입된 후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 이사들은 고용인들의 180배를 버는데, 이같은 격차는 80년 이후 4배가 커진 것이다. 올 봄 일 정부는 평사원과 사외이사들에 대한 기업들의 스톡옵션 제공조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회사들이 제3자로 구성된 보상.회계감사위원회를 설치, 실적에 따라 더 많은 급여를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주들을 포함, 외부 인사들은 정확한 급여 규모에 대해 캄캄한 상태다. 많은 유럽국들처럼 일본 회사들은 이사 개개인의 급여가 아니라 이사 전체에 지불한 급여총액을 보고하도록 돼있다. 일본 회사들은 연공서열식 급여체계를 채택, 이사의 급여도 일반 직원들의 급여에서 단계적으로 오른다. 대부분의 경우 일본회사에서는 회장, 사장, 인사담당 이사 등이 이사회에서 모든 이사들에 대한 급료를 결정한다. 모기 유자부로 일본경영자협의회 부회장은 "경영진의 급료를 일반 근로자들 보다 훨씬 높게 책정하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면서 "어쨌든 보수에 너무 연연하는 태도는 저속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 일본의 이사들은 다른 지역 이사들보다 낮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은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