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끊임없이 괴롭혀온 감기 바이러스가 암을 퇴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CBS뉴스가 8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스탠퍼드메디컬센터'의 대니얼 스제 박사가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임상연구 결과를 인용, 유전자 조작된 감기 바이러스가 건강한 세포를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인식해 처치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스제 박사는 결장 암이 간(肝)까지 전이된 환자 35명에게 유전자 조작된 감기바이러스를 주입한 결과, 일반 세포까지 죽이는 화학요법과 달리 암세포만 골라 처치했으며 상당수 환자에게서 종양 크기가 줄어들고 수명도 연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7개월 뒤 종양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암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아직 초기단계지만 암치료에 새로운 창을 여는 것이라며 흥분하고 있는 것으로 CBS뉴스는 전했다. 메모리얼 슬로앤 케터링 암센터의 위먼 퐁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를 (암치료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암치료에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것은 1백여년전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은 환자들의 종양이 줄어드는 것에서 우연히 발견됐으며 현재 의학자들은 다양한 암치료용 바이러스를 연구 중이다. 퐁 박사의 경우,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연구 중이며 인체가 감기에 대한 효과적 면역반응 체계를 갖고 있는 만큼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암치료에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