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이 대만정보기관의 비자금 운용 파문과 관련이 있다는 스캔들 덕분에 중국과 미국 관계가 일시적으로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CNN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CNN 방송은 미국 당국의 압력으로 당초 미국을 거쳐 중남미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하려던 젠여우신(簡又新) 대만 외교부장 일정이 변경됐고 리 전 총통도 5월 미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연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CNN은 대만 전 현직 고위 관리의 미국 방문 취소 및 연기 사건이 대만 국가안전국이 미국과 비공식 관계 촉진을 위해 운영했던 비자금을 둘러싼 스캔들과 관련이있다고 전했다. 홍콩과 대만에서 동시 발매되고 있는 대중 주간지 '넥스트(壹)와 중국시보(中國時報)는 지난주 리 전 총통이 지난 94년 국가안전국에 35억 대만 달러의 비자금을조성,미국과 관계개선을 위한 외교 노력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대만 당국은 이같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스캔들로 외교부장 등 대만 전 현직 관리들이 가까운 시일내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없자 미국은 중국 지도부에 후진타오 (胡錦濤) 부주석의 방미를 허용해달라고 설득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주례 브리핑에서 후 부주석의방미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나 베이징과 워싱턴의 소식통은 현재 두 나라 수도에서 후 부주석의 방미 준비가 진행되고있다고 밝혔다. 중국측은 곧 후 부주석의 방미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탕야오밍(湯曜明) 대만 국방부장의 미국 방문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표시한 중국은 미국이 앞으로 탕 부장과 같은 대만 고위 관리의 방미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대(對)대만접근 정책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라고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주룽지(朱鎔基) 국무원 총리 등 중국 지도부는베이징을 방문한 미국 의원과 기업가들에게 이같은 중국의 뜻을 백악관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w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