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새 중동 평화안을 논의하기 위한 아랍 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27일 오후(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네타냐의 한 호텔 식당에서 20대 팔레스타인 청년의 자폭테러가 발생, 테러범을포함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12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날 자폭 테러는 유대 축제기간인 유월절(逾越節) 첫날을 맞아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1층 호텔 식당에 모인 가운데 발생, 14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냄으로써 이-팔레스타인 충돌이 발생한 지난 2000년 9월 이후 최악의 자폭 테러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테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앤서니 지니 중동 특사의 임무가 일부 진전을 거뒀다고 밝힌 지 수시간만에 발생한 것이다. 이번 테러로 테러범 자신과 이스라엘인 19명 등 20명이 숨지고, 120명 이상이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중상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이즈제딘 알 콰삼'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자폭 테러범이 네타냐에서 15km 동쪽에 위치한 요르단강 서안지구내 툴카렘 출신인 압델 바세트 오데(25)라고 밝혔다. 오데는 과거 네타냐의 호텔들에서 일한 바 있으며, 팔레스타인 보안 소식통들은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에서 수배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오데는 이날 폭발물이 가득찬 커다란 가방을 들고 `파크 호텔' 입구의 무장 경비원의 제지를 전혀 받지 않고 호텔에 들어선 뒤, 식당으로 달려들어 오후 7시 20분께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이스라엘 TV가 전했다. 최근 미국측의 휴전 제안을 마지못해 수용한 이스라엘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이 자국내 테러와의 전쟁에서 실패했다고 비난하면서, 정책을 재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각료들은 팔레스타인 정권이 파괴돼야 한다면서 대대적인 보복공격을 촉구하기도 했다. 기데온 메이르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번 테러를 "유월절 대학살"이라고 규정하고, "그들은 유대인에게 가장 성스러운 날 가운데 하나인 유월절 밤에 무고한이스라엘인들을 공격했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유월절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1만명 이상의 병력을 테러 취약지역에배치해 놓고 있지만, 슐로모 아하로니슈키 이스라엘 경찰 총수는 "더많은 병력을 배치하더라도 우리는 시 중심가를 완벽히 방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이 TV와 라디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인에 대한 테러 중단을 촉구해야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팔레스타인 역시 이번 테러를 "강력히 비난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을 약속했다. 팔레스타인 보안 소식통들은 아라파트 수반이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있는 4명의 민병대 수괴를 체포할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또 자신들이 미국의 중재아래 이뤄지고 있는 이-팔 휴전협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앤서니 지니 미 대통령 중동 특사가 자신의 임무를포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한편 베이루트에서 사우디 아라비아가 제안한 평화-영토 교환 방식의 중동 평화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아라파트 수반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라말라에서 한 TV 회견을 통해 이 안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채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이번 평화안이 너무 모호할 뿐만아니라, 자국과 아랍국가간"관계정상화" 개념이 일부 약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리엘 샤론 총리의 보좌관인 대니 아얄론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환을 보장하라는 평화안 내용은 "결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때때로 중동 지역에서 이해 관계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고 시인하고, 미국이 이라크 공격에 대한 아랍권의 지지 획득 노력이 팔레스타인 민병단체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작전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타냐.워싱턴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