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과 3년여동안 마찰을 빚어온 항공기소음규제 완화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U 대변인은 역내 교통장관들이 26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회동해 EU 공항내항공기 소음 규제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부합토록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EU가 항공기 소음 규제와 관련해 사실상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다. 미국과 EU는 지난 3년여간 EU가 소음 규제기(일명 허시 키트)를 장착한 미 항공기의 유럽공항 착륙을 규제하는 것과 관련해 마찰을 빚어왔다. EU는 국제환경보호단체들의 지원을 받으며 허시 키트가 `비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대해미국은 `차별적인 규제'라면서 이 문제를 2000년 3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미국은 EU가 허시 키트를 규제함으로써 허시 키트 메이커와 이를 사용하는 미항공사 및 중고 항공기의 해외 판매에 타격을 가함으로써 미측에 연간 20억달러의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EU 교통장관들은 이번 회동에서 주거지 인접 공항의 소음 규제를 위한 새로운규정을 채택한다. 새 규정은 그러나 `국제 기준'에 의거해 소음을 규제할 것이라고명시해 미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들은 이와 함께 9.11 테러와 같은 돌발 사태가 터질 경우 항공사 보호를 위해 정부의 보험 보증을 연장해주는 방안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지난주보증 기간을 60일 연장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브뤼셀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