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탈레반 존 워커 린드(21)가 작년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혔을 당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제발 이 끔찍한 구금상태에서 벗어나게만 해달라"고 애원했다고 변호인단이 22일 주장했다. 변호인단이 법원에 제출한 재정(裁定) 신청서에 담긴 이같은 주장은 린드의 범죄내용을 구성하는 당시 진술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신청서에서 "린드가 고문같은 구금상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한 것은 FBI 요원들이 원하는대로 해주자는 것 뿐이었다"며 "그는 눈을 가린채 철제 컨테이너에 갇혀 있다 조사요원들을 대면했다"고 말했다. 특히 조사당국은 당시 린드의 부모가 미국에서 이미 변호인을 선임했지만 정작린드 자신에게는 아프간에서 변호인의 조력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고 변호인단은 주장했다. 따라서 그후 린드는 자신의 방어권을 모두 포기한 채 조사요원들이 묻는대로 순순히 답했다는 것이다. 린드는 미국민 살해와 알-카에다 지원행위 등 10가지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중 3가지는 사형, 나머지 7가지는 최고 90년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다. (알렉산드리아 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