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도심 쇼핑가에서 21일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범이 자폭, 테러범과 행인 2명 등 3명이 숨지고 60여명이다치는 등 이스라엘에서 이틀 연속해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텔아비브 인근에서 20일 아침 이슬람 과격단체 대원이 통근버스에 폭발물을 터뜨려 테러범과 승객 등 7명이 숨진 지 하루만에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의 중재 아래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협상이 무기한 연기됐다.


게다가 다음주로 예정된 아랍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화의 전기를 마련하려던 미국과 국제사회의 중재노력도 난관에 봉착했다.


이스라엘측은 연쇄 자살폭탄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들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비난했으며, 아라파트 수반도 이례적으로 폭력행위를 성토하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미국은 21일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세력으로 알려진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키로 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비자발급 불허, 여행금지, 기금모금 단속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경찰당국은 21일 오후 4시25분(현지시각) 예루살렘 시내 쇼핑가인 킹 조지스트리트에서 폭탄테러 공격이 발생, 테러범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다고 밝히고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중태라고 전했다.


자폭테러가 발생한 현장은 최근 여러 차례 총격과 폭탄 공격이 발생했던 곳으로 지난해 8월에도 폭탄테러가 발생, 15명이 숨지고 88명이 부상한 바 있다.


테러공격 후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파타운동 단체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은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아크사 여단은 자살폭탄 테러범이 요르단강 서안의 탈루자 마을에 사는 22살의 모하메드 하샤이카라고 말했다.


알-아크사 여단의 대변인은 휴전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아라파트 수반이 아직까지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은 라말라에 있는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고한 이스라엘 주민을 겨냥해 발생한 이번 사건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이같은 공격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배후 세력을 구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이 "최소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역시 "폭력사태의 중단을 위해 아라파트 수반이 더욱 노력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공격으로 인해 21일 오후로 예정됐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휴전회담이 무기 연기됐으며 회담이 언제 재개될 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자폭 테러공격 발발 후 아리엘 샤론 총리 주재로 열린 각의에서 일단 미국의 휴전중재 노력을 지켜보기로 하고 당분간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은 자제키로 방침을 정했다.


각의는 그러나 테러 공격행위에 대한 보복을 자제키로 한 방침이 무기한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은 미국이 파견한 앤서니 지니 중동특사와 만나 "이스라엘 한쪽의 노력만으로 휴전이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1일 발생한 자폭테러의 배후세력으로 알려진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을 국제테러조직으로 규정키로 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알-아크사 여단이 테러조직으로 규정되면 관련자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와 함께 미국 비자발급이 불허되며 이 조직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불법으로 간주돼 제재를 받게 된다.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알 아크사 여단과 아라파트 수반의 관련성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양측간의 연계성 여부는 불명확하다"고 답했다.


(예루살렘.워싱턴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