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태생의 시대를 뛰어넘는 혁명적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가우디의 해'가 20일 바르셀로나에서 많은 저명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피아 여왕의 선언으로 정식 개막됐다. 미완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 등 가우디의 건축술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들이 있는 바르셀로나에서는 올해 가우디의 생애와 작품을 기리기 위한 32건의 전시회와 14차례의 회의, 그 밖의 수많은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마드리드와 기타 도시들도 참여한다.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가우디의 생일인 6월 1일의 거시적(擧市的)인 페스티벌과, 현재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가우디의 걸작 건축물 안내관광이다. 그의 걸작 가운데는 혁명적인 조명 및 환기 장치 설계로 건축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카사 바틀로도 포함돼 있다. 일본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와 함께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영국 건축가 노먼포스터는 "가우디와 그의 동시대인들은 새로운 건축 방식을 창안해 건축물의 모습을 아주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포스터는 "가우디가 이처럼 시적(詩的)인 매력을 지닌 건축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이성과 낭만에 대한 그의 철저한 해석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인은 `가우디의 해' 기념 주화를 발행하고 가을에는 뮤직 페스티벌도 여는 등 다양하게 꾸며진다. 11월의 MTV 유럽 음악상은 특별히 그를 기리는 행사로 진행된다. 가우디는 딱 잘라 어떤 건축가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20세기 초 바르셀로나를 폭풍처럼 강타한 모더니스트운동과 관계가 있다. 그는 자연세계에서 얻은 영감으로 건축 설계에 식물, 인체, 산, 바다 등을 두드러지게 반영하고 있다. 가우디는 건축물에 특이한 형태의 곡선과 선명한 색채를 활용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예술적 감각의 설계와 기술적 능력을 결합시킬 줄 안 건축의 천재로 손꼽힌다. 포스터는 "그의 작업 방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혁명적이다...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설계 도구를 만들어 건축 형태의 경계를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가우디는 1926년 6월 7일 전차에 치여 부상한 지 3일 후인 6월 10일 타계했다. (바르셀로나 A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