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통령에 당선된 로버트 무가베(77) 현 대통령은 80년 짐바브웨 독립과 함께 집권해 22년 간 철권 통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폭력과 부정의혹으로 얼룩진 이번 선거는 22년 전 독립영웅으로 전국민의 환호 속에 첫 선거에서 승리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1980년 짐바브웨 아프리카 국민연합(ZANU)를 이끌던 무가베는 경쟁자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인민연합(ZAPU)의 조슈아 은코모를 물리치고 총리에 취임했다. 그는 이어 1982년 은코모를 반란 음모혐의로 제거하고 그를 지지하는 소요마저보안군을 동원해 진압함으로써 권력을 견고히 한 뒤 1987년 헌법을 고쳐 대통령제로전환하고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1992년에는 백인 농장주들의 토지 절반 이상을 국유화한 뒤 10만 흑인 농가에 재배분배하는 토지개혁에 착수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조조정 실패 등으로경제위기는 계속 악화됐다. 그러나 그는 1996년 대선에서 92.7% 득표율로 승리하고 ZANU가 그해 8개 야당이불참한 가운데 실시된 의회선거에서 압승하는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유지했다. 그는 1996년 공공부문 파업사태에 이어 1998년에는 식량 가격의 급등으로 독립후 최악의 폭동사태가 빚어지자 그해 2차 경제개혁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는 2000년 대통령 권한을 확대하고 보상 없이 토지를 몰수하는 토지개혁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신헌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됨에 따라 집권후 첫 패배를 경험했다. 토지개혁이 어렵게 된 그는 2000년 2월 농민과 재향군인 등의 백인 농장 습격을묵인하고 6월에는 흑인들에게 배분할 백인농장 예비목록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2000년 6월 의회선거에서 집권당은 살인과 폭력, 위협을 일삼는 불법선거운동을하고도 전체 120석 가운데 62석을 차지하는데 그친 반면 1999년 결성된 민주변화운동(MDC)에 57석을 내줘 사실상 패배를 기록했다. 이후 유럽연합(EU)과 미국, 영연방이 무가베 정권을 비난하고 제재 조치를 검토하는 등 압박을 가했으나 그는 야당을 탄압하는 공공안전법과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 등을 제정하는 등 무리한 정권 강화 조치를 잇따라 취했다. (하라레 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