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는 고등법원이 지난해 미국 이슬람지도자 루이스 파라칸의 영국방문을 금지했던 정부조치가 적절한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판결하자 이를 상급법원에 항소키로 했다. 데이비드 블런킷 내무장관은 이날 고등법원의 판결 직후 파라칸은 인종적 증오와 반유대주의를 선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공질서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파라칸은 지난 86년 이후 같은 이유로 영국 입국이 내내 금지돼왔다. 터너 판사는 이날 판결문을 통해 "입국금지 결정이 내려진 날 영국 내 흑인 이슬람과 유대인 사회 간에 인종적 또는 종교적 긴장이 있다는 완전한 증거가 법원에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라칸의 변호인들은 영국 정부의 입국금지는 그가 영국 내 흑인사회의 정신적 가치에 대해 영국 내 지지자들과 이야기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며 인권법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블런킷 장관은 법원의 판결에 "경악했다"며 "내무장관으로서 이 나라의 공공질서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것은 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