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지난해 10월 발생한 레하밤 지비 이스라엘 관광장관 암살사건의 용의자를 체포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거주제한 및 여행금지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샤론 총리는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괴한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은 계속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향군인회 회합에 참석한 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 보안군이 지비 전 장관의 암살용의자 가운데 남은 마지막 인물을 체포, 아라파트 수반의 거주제한 및 여행금지 조치의 해제를 위해 이스라엘이 요구한 조건이 충족됐다고 말하고 "이스라엘도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비밀경찰은 지난 9일 지비 전 장관의 암살을 배후조종한 인물로 알려진 마지 알-리와위라는 인물을 체포했다. 샤론 총리는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거주제한 및 여행금지 조치를 언제 해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샤론 총리의 발언는 이달말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릴 예정인 아랍정상회담에 아라파트 수반의 참석을 허용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샤론 총리의 이번 발언은 지난 8일 이후 사흘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보복으로 17명이 숨지고 이스라엘군 헬리콥터의 미사일 공격으로 아라파트 수반의 집무실이 파괴되는 등 양측간의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미국이 앤터니 지니 중동특사를 파견키로 한 상황에서 샤론 총리가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거주제한 해제 방침을 천명한 점도 주목된다. 샤론 총리는 "휴전을 이룩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자 한다"면서 "그러나 테러행위가 계속된다면 우리도 군사행동을 계속하겠다"고 강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공격행위에 맞서 군사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간의 휴전을 촉구하면서 이번 주에 파견되는 지니 특사가 중동에 머물면서 휴전안 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밝히고 "지니 특사의 활동을 방해하는 폭력행위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간 유혈보복전이 격화되면서 3월들어 지금까지 불과 열흘사이에만 12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과 50명이 넘는 이스라엘인이 숨지는 등 2000년 9월 시작된 팔레스타인의 봉기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예루살렘에서는 9일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 테러 공격으로 1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으며 해변도시 네타냐의 한 호텔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괴한들의 총기난사로 2명이 죽고 150여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은 10일 새벽 무장헬리콥터를 동원, 가자시티에 있는 아라파트 수반의 집무실을 완전히 파괴하는 등 즉각적인 보복을 단행한 바 있다. (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