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로부터 최악의 불법선거가 자행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짐바브웨에서 9일부터 이틀동안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특히 이번 대선은 22년 동안 장기집권하면서 인권 탄압과 백인 농장주 추방 등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는 정책을 일삼아온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정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지의 여부를 두고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대부분 노동계 지도자 출신의 모건 츠빙기라이 민주변화운동(MDC) 야당 당수가 무가베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때문에 여론의 열세를 의식한 무가베 대통령의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 소속 과격 지지자들이 반대파들을 납치, 고문하는 등 불법 선거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국제 선거감시단체와 인권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짐바브웨 인권단체들은 7일 대부분 집권당 소속의 젊은 무장단원들이 촉발시킨 폭력사태로 인해 올해초부터 지금까지 사전 선거운동 과정에서 모두 3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무가베 대통령의 지지세력인 경찰과 의회도 유력 야당 후보와 언론을 탄압하는 방법을 동원해 불법 선거에 일조하고 있다. 짐바브웨 의회는 지난 1월 외국 기자 활동 금지와 국내 기자 면허제 실시 등을 골자로 한 언론탄압 법률을 통과시켰고 경찰은 최근 츠빙기라이 당수를 반역 혐의로 조사한뒤 석방했다. 무가베 정권은 이밖에도 자신들의 불법 선거행위를 감시하는 선거감시단체에 대한 탄압과 활동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도 동원하고 있다. 패트릭 치나마사 법무장관은 7일 오전 선거감시단체인 짐바브웨선거지원망(ZESN)관계자들과 회동, 감시원 배치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모임 시간을 오후로 연기한 뒤 비서 등을 내보내고 자신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레그 마차바-호버 ZESN 회장은 "정부는 우리의 선거 감시활동을 최대한 줄이려하고 있다"며 "당초 전체 4천548개 투표소에 1만2천500명의 감시원을 투입하려 했지만 단지 300명만이 선거감시 활동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짐바브웨 정부는 지난 2월 대선 감시활동을 벌이던 유럽연합(EU) 대선감시단장에게 비자 불법 취득 혐의를 적용, 추방조치를 취했다. 무가베 정권이 이처럼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시민자유를 억압하자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 등은 짐바브웨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제재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 연방국 정상들은 지난 4일 호주에서 회담을 갖고 대선 종료후 영연방 선거감시단이 부정선거라고 결론을 내릴 경우 짐바브웨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거나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또 유럽연합(EU)도 EU 선거감시단장을 추방한 것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비에르 솔라나 EU외교안보대표가 최근 밝혔으며 미국도 짐바브웨 지도층 및 일가에 대한 입국금지 등이 포함된 제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라레 AP.AFP.dpa=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