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배아복제 연구가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사람에게서 떼어낸 세포 핵을 소의 난자에 이식, 사람유전자를 가진 연구용 배아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는 사람의 체세포에서 핵을 추출한 뒤 핵이 제거된 소의 난자에 이식하는 `이종간 핵치환' 방법을 통해 사람 유전형질을 99% 이상 가진 배반포기배아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국내연구진이 이종간 핵치환 방법을 통해 배아복제에 성공했다고 공개한 것은처음으로 이에 대한 윤리성 논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지난 2000년 8월 사람의 배아를 복제했다고 발표했으나 이용한 난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었다. 이번에 만들어진 배반포기배아는 사람의 체세포에서 떼낸 핵을 소의 난자에 넣은 뒤 7∼8일 가량 인공배양한 것으로 이 단계에서 조금만 더 연구하면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분화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고 박 박사는 설명했다. 박 박사는 특히 이 배아가 소 난자의 세포질 내에 들어 있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제외하고는 완전히 사람의 유전형질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난자를 이용해야하지만 사람의 난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배아복제 연구가 허용될 경우에 대비한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이종간 핵치환 방법을 2년여 전부터 연구해왔다고밝혔다. 그러나 박 박사는 이번에 만들어진 배아가 배아단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용 목적으로 생산된 것으로 이종간 교잡에 의한 개체발생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이는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기초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치료용 배아복제가 허용됐을 때 수많은난자들이 실험용으로 허비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배아복제를 비롯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허용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에 윤리적 비난을 감수하고 연구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