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서부의 한 유대교 예배당 근처에서 2일 저녁 7시15분(현지시각)께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 테러용의자 1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목격자들은 테러용의자가 안식일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허리에 두른 폭탄을 터뜨림으로써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번 폭탄테러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 직후 아라파트 수반의 파타운동 산하의 과격단체인 알-아크사 순교자여단이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을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자살 폭탄테러 발생 직후 요르단강 서안의 케다르 유대인 정착촌 인근 도로에서는 총상을 입고 숨진 이스라엘인 1명의 시체가 발견됐으며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숨진 사람이 경찰관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측은 이 사건 역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전쟁이나 민족해방과는 무관하며 오로지 무고한 유대인을 살상한 행위일 뿐"이라면서 "이스라엘은 국민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이 방법대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살폭탄 공격 소식이 전해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복수'를 외치고 공포탄을 쏘며 환호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2일 나블루스 인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발라타에서 가택수색을 벌인 끝에 카삼-2 로켓 제조공장을 발견, 로켓 7기와 허리에 두르는 자살테러용 폭발물 7점을 수거하고 1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제 카츄사 미사일과 유사한 모양의 카삼-2 로켓은 사거리가 8-10㎞로 이스라엘 도시를 표적으로 직접 공격이 가능한 무기인 것으로 이스라엘측은 보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발라타와 제닌 등 2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대해 테러범 색출을 목적으로 대대적인 가택수색을 벌인 이스라엘군은 2일 제닌 난민촌에서는 일단 철수했으나 발라타에서는 강도높은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2일 오후 발라타에서 팔레스타인 10대 소년 1명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등 지난달 28일 이후 2개 난민촌에서만 팔레스타인 군경과 민간인 등 23명이 숨졌으며 이스라엘 병사 2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측은 약 30명의 무장한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나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가택수색을 벌이는 과정에서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 집에 대해서는 수류탄으로 문을 폭파시키는가 하면 벽을 부수고 들어갔으며, 한 가옥에서 다른 가옥으로 이동할 때 저격병의 공격을 우려, 가옥의 벽에 구멍으로 내고 다른 가옥으로 옮겨가는 행태를 보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격분시켰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이 발라타 난민촌에서도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하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에 폭력의 악순환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U 의장국인 스페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즉각 군대를 철수시키고 더 이상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군대를 보내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주장했다. (예루살렘.요르단강서안 AFP.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