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범죄집단이 인터넷을 통해 마약 등 불법 약물을 사고 파는 사이버 범죄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고 유엔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가 27일 경고했다. INCB는 이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인터넷을 이용한 불법약물의 확산을 막기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보고서는 마약 중개상들이 개인 대화방을 이용, 마약을 판매하는가 하면 온라인 의약품 판매 과정에서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약품까지 판매되는 등 인터넷이 불법약물의 확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미드 고제 INCB 위원장은 "인터넷이 가져다준 혜택이 불법 소득을 얻기 위한 범죄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인터넷을 이용한 범죄집단의 마약 판매행위를 금지하는 한편 사이버 범죄에 관한 유엔 협정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보고서는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마약 통제정책이 올바르게 정립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체코의 경우 인터넷 카페나 휴대전화를 통해 불법 약물의 판매 및 구입이 가능하도록 돼 있으며, 네덜란드 기업들은 인터넷을 통해 마약 씨앗과 부산물을 세계 전역에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태국에서는 허가를 받은 온라인 의약품 판매업체가 불법 약물과 향전신성약물 외에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팔 수 있는 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인터넷 뱅킹이 확산됨에 따라 인터넷은 마약 밀매업자의 돈 세탁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미얀마가 지난해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제치고 전세계 마약 공급량의 50-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아편 생산국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아프간은 2000년까지만해도 세계 아편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최대의 아편 생산국이었으나 탈레반 정권이 양귀비 재배를 금지하면서 아편 생산량이 급감했다. 보고서는 또한 탈레반 정권 붕괴이후 아프간에서 불법적인 아편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편 문제는 장래 아프간의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제 위원장은 "우리는 아프간에서 양귀비 불법 재배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아프간이 다시 세계 최대의 아편 생산국으로 되돌아 가는 것을 막기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들이 마리화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국제법의 근간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개인적 용도로 마리화나를 경작 또는 소지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 커피숍에서 마리화나가 판매되고 있으며, 스위스에서는 유엔 협정을 위반한 채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내용의 법률이 입안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콜롬비아의 코카인 밀매업자들이 유럽에서 코카인을 엑스타시와 교환한 뒤 이를 미국을 비롯한 북미와 남미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보고서는 아프리카에서 주사를 통한 헤로인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HIV(에이즈 바이러스)와 에이즈의 확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헤로인을 주사하는 청소년의 숫자가 지난 3년동안 40% 늘어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빈 AFP.dpa=연합뉴스) jusang@yna.co.kr